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꽂이 곶감의 추억

소불 笑佛 2013. 11. 10. 19:55

 

꽂이 곶감의 추억 

 

 

 

강릉지방의 독특한 곶감인 꽂이곶감은 지금은 구경하기 어렵다.

아마도 그 명맥이 단절되었는가 보다.

 

꽂이 곶감은 감을 깎을 때 꼭지를 따내고 깎는다.

그 감을 싸리나무로 만든 곶감꽂이에 열한개씩 가운데를 꿰는데,

한 개는 예비로 추가하는 것이다.

너구리가 먹든가 쥐가 먹든가 하면 그 예비로 열 개씩 채우는 것이다.

 

15일정도 지나 어느 정도 마르면 말랑 말랑한 반시가 되는데 이때 슬쩍 빼먹는 맛이 기막히다.

이맘때부터 감을 살살 돌려주어야 곶감꽂이와 곶감이 세게 달라붙지 않는다.

알맞게 마르면 덕에서 빼가지고 감 크기별로 열 꽂이씩 묶어서 마루에 세워놓았다가,

방안에서 곶감 접이를 한다.

 

먼저 곶감꽂이의 굵은 쪽부터 작업을 하는데,

잘 드는 작은 칼로 곶감꽂이를 살살 돌리면서 연필 깎듯이 얇게 썰어 위로 젗히면

국화꽃 모양으로 만들어 지고  마지막에는 똑 부러진다.

그러면 목침에다가 탕탕 쳐서 모양을 잡아주면 한쪽의 국화꽃 모양 마감이 된다.

 

다음은 곶감을 접는데 먼저 가운데는 작은 것 양쪽 끝에는 큰 것으로 조정하고,

가슴높이로 하여 가는쪽 곶감꽂이 뾰족한 끝을 가슴에 판자를 대고 고정 시킨 다음,

한 개씩 돌려가면서 모양을 만든다.

접는 모양은 삼각형 비슷한 모양으로 하여 한쪽에 다섯개씩 잘 고정이 되도록 모양을 접은 다음,

반대쪽 꽂이도 길이를 맞춰 국화모양으로 마감한다.

 

양쪽이 국화꽃 모양으로 마감된것을 열 꽂이 한 접, 백 개씩 묶는데,

먼저 안반 바닥에 물에 불린 칡넝쿨을 가지런히 놓고,

 위에 손질한 다섯 꽂이를 나란히 눕혀 놓은 후,

꽂이에서 잘라낸 싸리나무를 “X”모양으로 놓고, 나머지 공간을 짧은 싸리나무로 골고루 채워서 위 아래 곶감이 달라 붙지 않도록 한다.

다시 위쪽에 다섯 꽂이를 엎어서 놓은 다음 칡넝쿨을 당겨서 가운데 조임을 단단히 하면 곶감 한 접이 완성 된다.

이것을 시원한 곳간에 큰 독에다 감 껍질과 층층이 저장했다가,

추운 날 아침에 마루에 꺼내어 세워 놓기를 반복하면 하얗게 포도당 과당의 분이 나고,

마침내 분가루가 떨어질 정도로 많이 나서 백색 곶감이 되면 시장에 내다 판다.

이것은 안쪽에 검은 속이 생겨서 먹기로는 통째로 말린 준시 곶감만 못하였다.

그래도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는 장기보관에 적합한 탁월한 방법임에 틀림없다.

곶감은 분가루가 포도당과 과당이 6:1의 비율로 들어있어 그냥 먹던가 수정과로 먹으면

피로회복과 숙취해소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그때 그시절에는 강릉하면 금산 도로변 마을과 오죽헌 부근에 커다란 늙은 감나무에

잎은 모두 떨어지고 가지마다 주렁주렁 샛노란 감들이 탐스럽게 매달린 풍성한 모습과

초겨울 마을마다 오랍뜰 감나무 우듬지에 매달려있는 너더댓개의 까치밥에서 따뜻한 고장인심과 배려심은 강릉지방을 수학여행하는 많은 이들에게 뚜렷한 인상을 남겼을텐데 - - -

 

요즘은 그 많던 늙은 감나무도 전 같지 않고 정겹고 아름답던 가을 모습은 어디에 - - - .